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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민속

땅뺏기 놀이 군동면화산리

땅뺏기 놀이 군동면 화산리

 

<강진 화산 땅뺏기놀이>는 전라남도 강진군 군동면 화산리 일대에 전승되던 두레굿의 <싸움굿>이다.

<땅뺏기 놀이>는 일종의 <기 싸움>으로 김매기를 끝낸 농군들이 피로를 달래고 화합을 다짐하는 놀이이다.

한 해의 마지막 김매기인 만두레가 끝난 뒤 마을에서 가장 풍작이 예상되는 집의 상머슴을 그 해의 농장원으로 뽑는다.

농민들은 그에게 어사화로 곱게 꾸민 패랭이를 쓰게 하고 소 위에 태워 풍물장단에 맞추어 남문전 달 밝은 밤 수 임금은 놀음이요하는 노래를 부르며 마을로 돌아온다.

맨 앞에는 영기와 쌍용을 그려 넣은 덕석기(가로 340, 세로 290)를 들고 행진한다.

 

이 행렬이 이웃마을로 가는 길과 교차하는 삼거리라든가, 이웃 마을 어귀에 이르렀을 때 그 마을의 두레꾼 행렬과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양쪽 마을 두레꾼들은 서로 길을 비켜 달라고 외친다. 그러나 길을 양보한다는 것은 곧 항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서로 비켜 주려 하지 않는다. 팽팽한 대립이 한동안 계속되다 분위기가 싸움 직전까지 이르면 마을 대표자들이 나와 그러면 힘으로 대결하자고 제의한다.

대결에서 지는 마을이 논 몇마지기를 내 놓아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 쌍방간에 협약이 이루어지면 각기 덕석기를 중심으로 깃발을 지키는 수비군과 상대를 공격하는 공격군을 뽑아 전열을 가다듬는다.

 

풍물패와 마을사람들의 함성 속에 공격군은 달려가서 상대방의 깃발을 넘어뜨리려 하고, 수비군은 공격해오는 상대방의 놀이꾼을 붙잡아 넘어뜨리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면서 접근을 막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싸움은 격렬해지고 아우성은 하늘을 진동한다.

 

싸움에 지는 경우 약속한 촌답을 내놓아야 하며, 또 마을의 명예와 체면도 관계되기 때문에 양쪽 편 모두 힘을 다해 싸우다 보면 부상자가 속출한다.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아 새벽까지 계속될 때도 있다고 한다. 상대방의 덕석기를 먼저 땅에 닿게 한 편이 이긴다.

 

승패가 결정된 뒤 이긴 마을의 두레꾼들은 다시 농장원 한 집의 상머슴을 태우고 풍물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마을로 향한다.

행진에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여 한껏 잔치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 행렬이 농장원을 한 집에 다다르면 주인은 이들을 맞이하여 잔치를 베푼다.

마을 어른들도 다투어 술을 내고 마을의 명예를 드높힌 이들의 노고를 위로한다.

 

다른 마을 두레꾼들과 힘 대결을 하여 이기면 차지하기로 한 논은 그 해에 당장 양도받는 것이 아니라 이긴 편이 세 해 동안 계속 이겨야 양도받는 것이며 또 세 번 이겼다고 하여 쉽게 논을 넘겨받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 과정은 땅뺏기놀이가 아니라 긴장된 대결을 통해 한 마을사람들이 협동심과 단결심을 고취하는 힘겨루기 놀이라 할 수 있다.

곧 싸움이 아니라 잔치이기 때문에 이 놀이는 머슴들의 잔치날인 유월 유두날이나 칠월 백중날에 행한다.

 

강진 지역에 널리 퍼져 있던 <땅뺏기 놀이>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현재는 군동면 화산리 화방, 삼화, 영화마을 등에서 두레패의 일과는 별개로 전승되고 있다고한다.

1975년 제7회 남도문화재에서 강진농고 학생 45명이 출연하였고, 1976년 제8회 남도문화제에서 군동면 화산리 주민들이 출연하였으며, 1977년 제18회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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